그래, 우리는 아직 여기에 있다.
We Still Here.
21년도 여름, 광주시청에서 진행하는 #청년드림수당 및 활동지원사업으로
우트나에 새로운 친구가 6개월동안 함께 하게되었다.
실명을 언급하는 것은 당사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으니
해당 프로젝트에서 거론될 이 친구 이름을 너트(Nut)라고 표현 하는 것이 좋겠다.
사무실에서 너트가 맡은 업무는 간단한 보조업무였으나,
너트가 디자인 업무를 바로 시작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고,
직접적으로 고객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일 역시 일련의 과정을 경험하는 것에 의미를 둔다면 좋은 방법이었지만
본인이 하는 일에 #성취감 을 느끼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너트는 우리와 꽤 자주 #인터뷰 를 하곤 했다.
인터뷰 과정에서 너트의 장점인 글재주를 알아본 문팀장은
너트가 사무실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6개월이 작은 #성장의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셨다.
개인의 성장에 관련성이 적은 업무보다,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일로서 풀어보는 #경험 을 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시도를 많이 하셨다.
무예측 프로젝트
unexpected project
너트가 #브런치 에 게시했던 글을 사무실 식구들끼리 읽었던 적이 있다. 모두가 담백하게 써내려간 글에 공감하고, 누군가는 감탄을 하기도 했다. 너트의 글은 솔직한 맛이 있었고, 이런 형식의 글은 에세이에 어울렸다. 문팀장은 너트와 #단기프로젝트 팀을 꾸리고 곧바로 실행버튼을 눌렀다. 그렇게 우트나의 #무예측프로젝트 가 시작되었다. #오거리방앗간 문팀장은 너트에게 종종 들었던 할머니의 방앗간 이야기를 떠올렸다. 너트의 지난 삶은 또래의 여느 친구들처럼 평범하지만은 않았다. 어린 나이에 꽤나 힘들었을 법 한 삶이었지만 너트는 늘 담담하고 묵묵했다. 밝고 쾌활한 친구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던 우리도 그런 생각이 편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너트의 그 묵직한 감성이 어색하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측은한 마음은 더더욱 들지 않았다. 너트의 모습은 마치 잘 다져져 굳건해진 모습이었기에 우리도 그의 지나온 시간들에 대해 다시금 언급하지 않았다.
우리는 너트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시간들을 들어보고싶었다.
과거의 너트가 아닌 현재의 너트가 바라보는 할머니의 방앗간에 대해 이야기를 써보자고 제안했다.
'그래, 아직 우리는 여기에 있다' 는 너트가 할머니의 '오거리 방앗간'을 주제로 글을 쓰고,
편집 과정을 거쳐 #독립출판물 로서 결과물을 보는 것이 목표인 프로젝트였다.
예전에는 장사가 잘 되어 바빴지만 지금은 손님도 없고 추억의 먼지가 쌓여가는 방앗간에 대한 할머니의 회상과,
너트가 직접 겪었던 방앗간 관련 에피소드로 구성된 에세이였다.
글의 초고가 완성되고, 수정 과정을 거져 #편집 작업에 들어갔다.
인자는 해달라고 하는 사람도 없고 안할라고 생각하고 있은께, 늙었은께 문 닫을거야.
No one is asking me to do it now and I'm thinking I won't, so I'm going to close the door because I'm old.
오거리방앗간 현장 이미지
할머니의 구수한 #사투리 그대로 적힌 서브 타이틀은 정겨운 분위기를 형성하고
오거리 방앗간과 근처 동네의 향수 가득한 사진들이 글과 함께 실리니 어엿한 책의 형태를 띄게 되었다.
표지에 사진이 아닌 일러스트를 사용한 이유는 글의 분위기와
오거리 방앗간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느낌을 부각시킬 수 있는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오거리방앗간 일러스트레이션
일련의 과정을 거쳐 '그래, 아직 우리는 여기에 있다' 가 완성되었다.
완성된 책은 너트가 쓴 글로 처음 만들어진 책이다.
이러한 경험이 너트가 우리와 함께한 6개월 중 유의미한 사건으로 기록된다면
그것으로 된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오거리 방앗간은 오늘도 존재한다.
미래를 예측할 필요는 없다.
지금의 존재를 인식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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